뮤즈랑 2.0 개편을 준비하면서 그간 현재 뮤즈랑의 한계를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이 진단은 2.0으로 진화하는데 기초가 될 것이고 또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뮤즈랑의 생산-유통-소비 구조


뮤즈랑은 기본적으로 Create-Listen-Communication-Share의 구조로 구성돼있습니다. 좋아하는 곡들을 모아서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면 서비스에 들어온 사용자들이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친구들에게 퍼뜨리는 그런 순환 구조를 중심으로 모델링을 했습니다. 


어릴 적, 좋아하는 곡을 담은 편집테이프를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선물하던 기억에서 아이디어가 출발을 했답니다. 아이돌 소비만이 대세인 시대에, 다양한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창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죠. 또한 친구들의 음악 취향도 발견하게 되고 그 가운데서 좋은 음악도 알게 되고... 친구들에게 Share를 통해 선물도 하게 될 것이고요. 좋은 플레이리스트에 대해선 감사의 인사도 나누고 이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도 될 것이고. 저희가 이 서비스를 제작하면서 그렸단 낭만적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한계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1.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는 고난이도의 큐레이팅


저희는 음악을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플레이리스트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를 위해 Create a Playlist 버튼을 크게 배치했고, 앨범처럼 꾸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커버 이미지를 검색해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습니다. 그 결과 오픈한 뒤 현재까지 1336개의 플레이리스트가 생성됐습니다.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기대만큼 많은 수는 아니었습니다. 하루 평균 2~3개 꼴로 새로운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진 셈인데요. 이 과정에서 더 많은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좀더 편하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고민이 뒤따랐죠. 


정작 문제는 플레이리스트 한 개를 만드는데 많은 공력이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음반을 만들어내는 작업만큼이나 폭넓은 음악 이용 경험을 지닌 분만이 이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내는 행위가 얼마나 창조적인 행위인지 확인하게 된 것이죠. 그만큼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큐레이팅 행위 중에서도 높은 창의성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됐죠.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았고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역동성을 떨어뜨렸습니다. 


2. 청취형 이용자에 대한 배려 부족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를 쉽게 하는 방안에 골몰하다 보니 뮤즈랑에서 음악을 듣기만을 바라는 분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잘 작동한 요소가 바로 듣기 부분이었죠.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좋은 음악을 들을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뮤즈랑은 이 같은 이용자들에게 첫째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더 많이 제공하지 못했고 두번째 이미 만들어진 플레이리스트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배려해드리지 못했습니다. 


플레이리스트 제작 행위의 진입장벽으로 서비스의 역동성이 낮아졌고 이게 다시 음악을 청취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선사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습니다. 매일매일 수십개의 플레이리스트가 등장하고 이 가운데서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선별해내는 작업까지 편리하게 제공했어야 했지만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제공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랍니다. 


3. 댓글은 음악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저희 기능 중에 작동하지 않은 대표적인 요소가 바로 댓글입니다. 댓글을 개설할 땐 특정 플레이리스트를 두고 평가를 한다거나 혹은 곡을 추천한다거나 소개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보기 좋게 어긋났습니다. 


그 뒤 '과연 음악을 대상으로 한 댓글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죠. 상징화된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댓글은 의미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댓글 커뮤니케이션은 음악 평론가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즉, 플레이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로서 댓글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4. Remix 기능은 또 하나의 진입장벽


사실 Remix는 플레이리스트 창작형 큐레이팅 행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포함시킨 기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용률은 매우 낮았습니다. 오히려 만드는 것 이상의 부담이 됐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렵게 선별한 곡목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 또한 매우 고단하고 창조적 행위라는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뮤즈랑 2.0은 바로 여기서부터


뮤즈랑 2.0은 이런 반성적 인식 위에서 재구성 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왜 이용율을 높이지 못했고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는데요. 그 성찰적 토대 위에서 2.0을 만들어가볼 참입니다. '청취형 이용자'를 보다 더 많이 배려할 것이고요. 새로운 음악과 음악의 묶음들이 넘실대는 서비스로 개편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은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해결해가는 방식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희의 이런 인식에 대체로 동감하시나요? 만약 저희가 잘못 진단한 것이라면 부담 없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열어두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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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lats in Noida 2013.02.19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레이리스트 만들기는 고난이도의